하루이야기

30번째 생일파티....

아라비카1 2010. 9. 15. 06:41

한국나이야 이미 31살이지만 유럽에선 만으로 따지기때문에.....^^ 나는 올해 만으로 30이 되었다... 화려했던 20대를 뒤로하고 드디어 내 인생 잔치의 시작....

새로운 숫자의 나이를 맞이할때마다... 커다랗게 파티를 여는것이 스위스에선 참 보편적이다.... 20살생일부터 10년단위로 생일파티들을 크게 하기때문에 생일파티에 초대되어 갈일도 참 많은데... 나 역시 결혼식 이후엔 내가 파티를 주최할일도 없었기때문에.. 핑계김에 친구들과 식구들을 모아봤다... 스위스에 정착한지 4년밖엔 되지않았지만 최소한만 파티에 초대했는데도 불구하고 4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다.... 파스칼의 식구들은 초대했지만 파스칼의 친구들을 비롯,파스칼을 통해서 알게된 사람들은 철저히 배제한체... 순수한 내 인맥들만 모아봤다..

 

 

 

식구들은 따로 학교동창 따로 직장동료 따로 모이는 한국과는 달리 모든사람들을 파티에 다 모아놓다보면 서로서로 자기소개들을 하며 알아서들 즐긴다...ㅋㅋㅋ

예를들면....

 안녕.. 난 주원이 독일어학원에서 알게된친구야...

그래? 안녕.. 난 주원이 한국인모임에서 알게되 친구의 남편이야..

안녕.. 나는 주원이 시아버지야.......

뭐.. 이런식이다....ㅋㅋ

 

이곳에 살면서 생일이 여름인것이 참 복이구나 했다....  집에 커다란 마당이 있거나 하면 그냥 마당에서 파티를 해도 되고 아님 숲이나 공원 한적한곳에서 파티를 해도 되는데 나처럼 생일이 추울때 인경우.. 집안에 파티할만한 커다란 볼룸이 없는이상 장소를 섭외해야한다...

 

 

 

다행히 여기의 동사무소(?)같은 곳에서 몇군데의 장소를 대여해주는데 토요일 저녁이라 한군데밖에 남아있질 않았다..... 그나마도 일요일 낮에 또다른 파티가 있기때문에 파티가 끝나자마자 청소까지 마쳐야 했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다... 반지하의 아담한 공간이었는데 저렇게 테이블과 의자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뒤쪽으론 작은 주방과 화장실까지 구비되어 있었다.... 아주 크진 않지만 40명정도가 들어가 식사하고 놀기엔 딱 정당했다... 대여료는 하룻저녁에 100프랑... 우리돈으로 10만원정도...

 어떻게 데코레이션을 할까 고민할것도 없었다.... 보자마자 컨셉이 딱 생각난게 유럽 고성의 파티를 컨셉으로 ..  양옆엔 크리스마스장식처럼 하얗고 자잘한 불을 밝히고 군데군데 하얀 초들을 밝히기로 했다... 그리고 사이사이는 파란 아이비로 장식.... 저렇게 아치형태의 돌벽과 아주 잘어울렸지만.... 이날은 사진보단 비디오촬영을 더 많이 한 관계로 사진이 아주 부족.....ㅠㅠ

 

 

 

사람들이 모두 모일때까지 ..우선 서서 아페리티브와 샴페인부터...

이날음식은 대부분 나와 시어머니가 직접 만들고 친하게 지내는 언니도 도와주어서 금액을 많이 아낄수 있었다... 이 40인분 파티음식을 다 주문했다고 하면 아마 무시할수 없는 가격이 나왔을거다....

 

 

 

 

 

 

아페로 음식들..... 김밥은 아는 언니가 만들어왔고 나머지는 파티시작 8시간전부터 우리집에 오신 시어머니와 함께 모두 직접 만들었다... 샴페인에 어울릴수 있도록 짭짤한 핑거푸드들과 아이들을 위해 약간의 과자를 준비했었다..

이날 쓴 식기들은 대부분 일회용인데...크리스마스시즌이 지나자마자  덤핑세일할때 미리 잔뜩 사 두었다... 일회용제품중에서도 일부러 가격대가 있는것들로 샀는데.. 심지언 포크ㅠ나이프들도 일회용임에도 불구하고 은색으로 진짜처럼 보이기까지 했고 샴페인잔들도 아주 튼튼하고 일회용이 고급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이렇게 일부러 좋은것들로 산 이유는.... 이 일회용들을 파티가 끝난후에 집으로 다 싸들고 와서 다음날 하나하나 손설겆이해서 말려 차곡차곡 쌓아 커다란 상자에 넣어두어 나중에 또 쓸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였다...ㅋㅋㅋ

 이젠 손님 50명정도는 한꺼번에 와도 끄떡없다.. 하하하

 

 

 

이날의 드레스코드는 세미정장에서 칵테일드레스까지였는데.... 내가 이날 입은 드레스는 한국서 가져온 까만 한복천으로 집접 만든것이다. 한복을 모티브해서 옷고름대신 허리띠로... 허리띠 뒤에 자세히 보면 노리개도 달고 있다....ㅋㅋ 중국풍으로 보이기 싫어 목라인을 V라인으로 했다..

그런데 ... 앞으로 저옷은 입을기회가 별로 없을것 같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앞에서 입었으니.... 내친구들 파티나 시댁식구 파티를 제외하면 아마 파스칼 친구들파티 정도에나 입을수 있을까....ㅋㅋ

 

 

아페로가 끝나고 모두 저녁식사를 위해 테이블로..... 고!고! ...

 

 

 

 

아페리티브의 양과 종류가 많았던데다 생일케이크를 포함한 디저트도 풍성했던지라 메인메뉴는 거창하지 않게 준비했다... 소시지를 넣은 야채스프와 빵 그리고 햄스테이크.... 그리고,

 

 

 

 

당근샐러드, 감자샐러드, 믹스드샐러드등 각종 샐러드들.....

추운겨울이었던데다가 아이들이 많아서 소시지가 든 야채스프는 인기가 아주 좋았다..

 

 

파티 호스티스로서 가장 보기 좋은것은 내파티를 손님들이 맘껏 즐겨주는것..... 파티때 열심히 도와주기로 했던 언니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것이 너무 잼있어 생각보다 많이 못도와줬다고 나중에 참 미안해 했지만 ... 내 입장에선 그역시 참 고마웠다....^^

 

 

 

손님들 심심할까봐 게임도 3가지나 준비했고....ㅋㅋ

 

 

 

마지막으로 생일케이크에 초 30개 끄기.....  사진에 케이크는 잘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초들은 보인다. . 큰거 세개 꽃으면 폼안난다구 작은초 30개 다 채워 꽃았다...   생일케이크는 시어머니께서 당근케이크, 친한언니가 슈왈츠발드토르테 케이크를 준비해 왔는데..... 사진은 없고 비디오만.....헤헤

이날 모인사람들의 국적은 한국, 스위스, 독일, 프랑스, 영국, 스웨덴, 대만, 체코등이었는데.... 모두 각자 자기네 나라말로 생일축하노래를 불러주어 시간이 참 오래걸렸다...ㅋㅋㅋ 

 

 

파티가 끝난후엔 우리집에 모여 뒷풀이.... 남은음식, 남은 와인 깨끗이 비우고... 담날 아점으로 남은 음식까지 모두 다 비우고....ㅋㅋ

 

파티가 끝나고 가장 뿌뜻했던 점은.... 내가 스위스에 정착한지 4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이렇게 좋은 인간관계들을 만들었단걸 느낀점이었다.... 그동안 헛살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40번째 생일파티때엔 또 어떤 모습일까?

또 20대만큼 화려하진 않아도 좀더 깊이 있는 30대를 보낼수 있을까?

이래저래 나이값은 하구 살아야 하는데.....ㅋㅋ 그게 가장 어려운거 같다.... 특히 나이를 좀더 먹어갈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