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위의 이야기

크리스마스 이브.. 5코스메뉴

아라비카1 2008. 12. 28. 22:15

 파스칼과 나... 둘이 오붓하게...

 

2008년 12월 24일..

 

메뉴:코코넛밀크로 향을 낸 호박스프

         훈제연어와 참치를 올린 초밥

         리치를 곁들인 샐러드와 사우젠 아일랜드 드레싱

         쌀밥과 두가지소스(카레,땅콩)에 재운 치킨사테구이, 삼발소스

         파블로바..

와인:켈피포니아산 진판델. 무알콜 샴페인(크리스마스땐 알콜 마실일이 너무 많은 관계로)

 

보통 가정에선 크리스마스 이브에 모두 모여 저녁식사를 하는게 보통인데... 어찌된게 올해는 크리스마스 당일에 시댁에 모이기로 한 관계로 크리스마스이브엔 단둘이 오붓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날은 초대해도 올사람들이 없다... 다들 가족들 과 보내느라...ㅋㅋ 그래서 모처럼 큰맘먹구... 파스칼과 나만을 위해 크리스마스이브를 위한 저녁식사를 준비해 보았다.....헤헤... 그런데 이 효과는 은근히 좋았는데... 가령... 그 다음날도 시댁식구들나 친구들이 어제 뭐하고 보냈어? 하구 물으면 파스칼이 내가 5코스메뉴를 해줫다고 자랑을 하고 다녀서..나의 위상(?)도 같이 올라갔다는.......우하하

 

 

 

 

전주에 까만색 세팅의 반응이 영 시원치 않았던 관계로.. 급하게 빨강과 금색으로 세팅을 바꾸었는데... 급조한것에 비해... 뭐 다름 괜찮았다... 오래전 구워 두었던 저 젓가락받침도 나름 잘 어울려 주시구..... 어디서 선물로 들어온 저 종이 냎킨도 볼만하구......

 

 

 1단계... 호박스프.... 가을에 아는 언니한테 통째로 늙은 호박을 얻었었는데.... 작게 썰어 냉동실에 넣어두구 조금씩 꺼내쓰니 일년내내 먹을 수 있어 좋다... 이날 메인요리가 인도네시아 요리이다 보니 스프에 일반 크림대신 코코넛밀크를 넣어 끓였더니 향이아주 좋았다.... 저 파슬리는 시어머니께서 가을에 잔뜩 다져서 냉동실에 넣어쓰라고 가져다 주셨는데... 스프위에 조금씩 꺼내 뿌려내면 향도 좋고 보기도 좋고...

 

 

2단계.. 특이한 모양의 초밥.... 저걸 만드는걸 보구 파스칼이 기가막히다는듯이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런 아이디어는 또 어디서 났냔다.....헤헤.... 초밥은 왜 꼭 기다란 모양이어야 할까... 하구 생각했다가 아예 모양을 바꾸어 보았다....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파스칼덕에 훈제연어와 참치캔으로 만들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고안해 낸 방법... 사실.. 저 두가지에 아보카도를 으깨 만든 초록색 초밥이 하나 더 추가될 예정이었는데..... 말랑말랑한 아보카도를 사오라는 내말을 확실히 무시하고 딴단한 아보카도를 사온 파스칼덕에 생략......  저 모양이 오히려 먹기 편하다.... 훈제 연어위엔 서양와사비(horseradish)를 올리고 그위에 케이퍼를 올렸는데... 훈제연어가 짭짤하다보니 이건 간장없이 먹는게 더 낫다.. 하지만 저 참치초밥은 간장과 환상적인 궁합.....

 

 

 3단계.. 일반 샐러드에 리치를 올리고 드레싱을 뿌렸다.... 달콤한 리치때문에 파스칼이 아주 좋아했다...

 

 

 4단계.. 닭가슴살을 각각 카레소스와 땅콩소스에 재워두었다가 꼬치에 꽃아서 호일을 깐 후라이팬에 구었다....  호주에서 처음 먹어본 음식인데.... 한국사람들 입맛에도 꽤 잘 맛는듯..... 하지만 코코넛밀크를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않좋아 할듯..... 저 빨간소스는 삼발소스... 고추로 만든 인도네시아 소스인데 고추장에 비해 들척지근한 맛은 하나도 없구 오히려 새콤한 맛이 난다..... 꽤 매워서.. 느끼한 요리랑 아주 잘 어울린다....

 

 

 5단계.. 호주에서 배우온 디저트... 파블로바... 물론 난 짝퉁으로 만든다.. 파스칼 입맛에 맞춰서... 사실 신선한 망고와 패션푸룻을 넣어야 하는데..... 무조건 푸루츠카테일을 넣고 해달라는 파스칼 주문때문에..... 달착지근한 푸루츠칵테일로 만든다... 완전 애같은 입맛.....손님이 있다면 신선한 과일로 하겠지만... 뭐.. 나야 편하고 좋긴 하지만...

 

 

 저 까만 커피잔역시 내가 직접 만든것... 모양은 좀 투박하지만 확실히 저 컵에 마시면 같은 커피도 더 맛이 좋은건 그냥 느낌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