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야기

독일,스위스, 프랑스...하루에 삼국을 가다...

아라비카1 2007. 5. 19. 02:59

보통 일주일중 수요일이 나에겐 가장 바쁜 날이다.... 아침엔 독일에서 동양화수업이 있고 오후엔 스위스에서 자원봉사.. 아침 일찍나가서 저녁때가 되야 들어오기때문에..... 일주일 중에 수요일만 지내놓고 나면 벌써 한주가 다 지난 느낌이다...

 

특히 이날은 파스칼 할머니 생신이어서.... 자원봉사가 끝난 후엔 저녁에 할머니가 계신 프랑스도 가게되어... 정말 말 그대로 아침엔 독일, 오후엔 스위스, 저녁엔 프랑스.....

내가사는 곳이 스위스, 특히 바젤이기때문에 가능 한 일이다....

 

 

바젤 시내 전차정류장 마다 있는 전광판이다.... 몇번트램이 몇분안에 오는지를 보여준다.... 내가 타는 전차는 저 6번...Riehen Grenze.. 즉 리헨 국경행이다..... 독일 국경까지 트램을 타고 걸어서 국경을 건너 10분정도 더 걸으면 동양화 연습실이다...

 

 

 

바젤 트램 내부....  이건 좀 새거지만.... 오래된 전차도 가끔 만난다.....(우리나라 전철이랑 똑같다..)

출근시간이지만 국경에 가까워지면 사람들은 많이 줄어든다.. 스위스에 살면서 독일에서 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상식적으로 거의 불가능..... 스위스는 물가가 비싸지만 그만큼 임금은 높다.... 독일에서 일하면 임금이 낮기때문에 물가비싼 스위스에 살면 손해가 많다.. 하지만 독일에서 살면서 스위스에서 일하면 엄청 이익.....!!

 

 

 

Badische Bahnhof ....즉 바디쉐역이란 뜻이다... 기차역인데... 이 역은 좀 특이하다.... 바젤 중앙역은 스위스와 프랑스가 공동사용... 그리고 이 역은 스위스와 독일이 공동사용한다... 즉.... 이 역 안에도 국경이 있다...만약 기차를 타고 이역에 오면.... 독일, 스위스 경찰들이(권총도 차구.....)타서 여권검사를 한다...

한번은 이곳을 지나가다가 화장실이 가고싶어 들른적이 있었다.. 뭤도 모르고 쭐레쭐레 화장실을 갔다가 나오는데..... 경찰이 날 세웠다..... 화장실갈땐 몰랐는데.... 화장실 바로 앞이 국경이었다.... 즉... 난 화장실을 독일로 간거였다....ㅋㅋㅋ 급한맘에 국경 넘은줄도 모르고.. 화장실로....ㅋㅋㅋ이 국경검문소는 독일 들어올때만 통과하는 곳이니까.. 반대편 스위스국경검문소를 통해서 나가란다.. ㅋㅋ 가방에 여권없었다면 파스칼한테 전화할뻔했다....

 

 

 

리헨국경...... 바젤에서 독일로 통하는 국경은 수도없이 많다..리헨국경검문소는 그중 하나.... 트램안에서 찍은거다... 괜히.. 밖에서 대놓고 찍었다가 혼날까봐....ㅋㅋㅋ 차를 타고 통과하거나 걸어서 통과하는데.. 스위스쪽에서 찍은거라.. 앞에 보이는 건 스위스 검문소... 멀리 보이는 건 독일 검문소... 보통 나갈땐 검사 잘 안하는데.. 들어갈때검사를 자주 한다...물론..한 20%정도만 무작위로 한다.

 

참... 내가 이렇게 독일 스위스를 맘대로 드나들 수 있는 건 다.. 이 한국여권덕이다.... 한국여권소지자는 유럽내에선 관광비자가 필요없다..... 내 대만친구는.... 독일국경 바로 옆에 살면서도 EU비자나올때까지 스위스 밖은 한발자국도 못디뎠었다....ㅋㅋㅋ

 

 

 

동양화 연습실... 우린 모두 4명이다... 선생님까지 다섯명... 나와 선생님은 스위스에서... 두명은 독일에서.... 한명은 프랑스에서 모인다...

 

 

 

당연히 내가 한건 아니고.... 매화시작하신 분이 그리신것..... 난 언제 이렇게 해보나..

 

 

 

수업끝나고  점심식사를 다같이 했다..... 동양화 연습실 일층이 한국식당....^^ 위 사진은 차마실때 사진인데.... 음식사진은.... 잘 안나와서 ....ㅋㅋ 이날 난 둥글레차를 오랜만에 마셨는데...... 아무래도 담번에 한국슈퍼에서 둥글레차좀 사야겠다...

에고... 스위스에선 프랑을 쓰다가.... 이렇게 국경만 넘으면 유로를 써야 하기때문에... 지갑엔 항상 유로와 프랑을 함께 갖고 다녀야 한다..

 

 

 

점심식사후 다시 스위스로 돌아와서...... 내가 자원봉사 하는 곳이다...Altesheim.... 한국말로 하면 실버타운이라고 해야 하나 양로원이라고 해야 하나.... ? 이 중간개념이다.... 실버타운처럼 모두 각방에서 독립된 생활을 할 수는 있지만 식사는 공동으로...... 노인들에 관해 철저하게 교육받은 사람들과 의료진들이 일을 하고 나같은 자원봉사자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휠체어를 밀어드리면서 공원으로 산책을 하거나.. 책을 읽어다리고...  또는 그냥 이야기나누는 정도이다....  나에게도 독일어 말하기, 듣기, 읽기...모두 연습 할 수 있고 해서 아주 좋다....

파스칼 말에 의하면 이곳은 정부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누구든 원한다면 일정연령 이상이면 입주할 수있다..원래 살고 있던 집이 있으면 그 집을 정부에 저당잡혀서 들어가고 그렇지 않으면 정부에서 댄단다... 가족들도 맘대로 드나들 수 있고.... 분위기도 아주 좋은 편이다..

 

 

 

아무도 없을떄 살짝살짝 찍은 사진들이다..... 아무때나 사진기 들이대기가 좀 그래서.....ㅋㅋㅋ 내부가 아주 깨끗하고 아늑하다..

 

 

 

공동으로 식사하는 공간..... 내가 일하는 곳은 3층인데... 각층마다 모두 이렇게 공동식사공간이 있다..할머니들 말씀에 의하면.... 음식맛이 아주 좋으니까 나중에 한번 먹어보란다......ㅋㅋㅋ 로비에 있는 공동식사장은 일반인에게도 오픈이 되어있어 원하면 아주 싼 가격에도 먹을 수 있단다..

 

 

 

공동식사공간 옆에 있는 작은 취사장..... 언제든지 간식도 드시고 커피도 드실 수 있는데... 정말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되어 있다.... 

 

 

 

갈색문이 모두 개인침실들인데.... 각 문 옆마다 살고계신분들 성명이 씌여 있고 내부는 생각보다 아주 넓은데... 개인 욕실, 테라스, 침대, 책상, 텔레비젼, 옷장등... 정말 호텔방 같은 분위기..... 언제든지 원하면 사람을 부를 수 있는 호출기들도 설치되어 있고... 그 안에서 요리는 못하지만 차 정도는 끓여 드실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건물안에는 미용실도있고 마사지실도 있고 ....또 강당들도 있어서.... 가끔 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 크리스마스때도 모든 가족들이 모일 수 있는 큰 파티를 연단다... 또 매주 수요일마다 바베큐파티......

그리고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철저히 존칭을 쓰도록 교육받는데...... 정말 노인들의 천국이 따로 없는 듯 하다....

 

 

 

지나가다 문이 열려있어서 정말 살짝 찍은 사진이다..... 목욕실.....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저 자동 욕조에 들어가서 목욕을 하시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노인분들을 방에서 직접 이동침대로 모셔온다... 

 

 

 

매주 발행되는 이곳 소식지... 집에 가기전 그곳 직원이 챙겨줘서 자세히 봤더니...ㅋㅋㅋ

 

 

 

한 구석에 새 자원봉사자... 하면서... 내가 나와 있었다....하하.... 가보로 물려야지....ㅋㅋㅋ

 

 

 

이번엔....프랑스로 와서....... 이분이 파스칼 할머니이시다.... 첫 인상이 호호할머니처럼 아주 좋았던 분이시다.... 나한테 너무 잘 해주시고 이뻐해주셔서..... 너무 좋다....

 

 

 

파스칼 막내작은아버지 에밀(Emil)과 작은 어머니 리아나(Liana)... 리아나는 이태리인이라... 불어와 이태리어만 한다.... 역시 나완 말이 안통한다...ㅋㅋㅋ

 

 

 

파스칼 고모 실비(Silbi)그리고 고모부 에드워드(Edward) ...  

 

에고.... 근데.. 우리 시부모님 사진이 없다...... 두분이 모두 너무 늦게 오셨다..... 거의 케잌자르기 직전에 오셔서.....ㅋㅋㅋ

 

 

이날도 정말 많이 먹고 많이 마셨다..... 샴페인부터 와인까지 이곳에서 마시는건 무조건 좋은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음식도 갖가지 까나페와 샐러드..... 케잌들..... 끝이 없었다...

 

 

 

이 소시지가 정말 맛이 있어서 찍었다.... 솔직히....수퍼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소시지고 나도 집에서 자주 먹긴 하지만...... 먹을때마다 너무 맛있다....  굽는것보다 끓는물에 데쳐내서 매콤한 머스타드에 찍어 먹으면... 톡 톡 뿌러지는 게 그만이다....

 

이날저녁엔 나와 우리 시어머니를 포함해 며느리가 모두 넷이었다.... 작은어머니... 그리고 우리 사촌형님..... 그런데...... 이날... 정말 며느리들은 손가락 하나 까딱안하고..... 파스칼 고모와 파스칼 사촌여동생.... 이 딸들만 일을 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며느리가 손님대접받는 문화라지만..... 나에겐 가만히 앉아서 받아만 먹는게 너무 익숙하지 않아서.... 설겆이며 이것저것 도와드렸더니.... 첨엔 쫒아내시다가.... 나중에는 너무너무 고마워들 하셨다....... ㅋㅋㅋㅋㅋ  한국에서 했어야 했을 것에 10분의 1밖에안했는데도.....ㅋㅋ

 

 

 

사촌형님과 플로린...... 내 결혼식이후 날 공주로 생각하는 그 환상은 아직도 깨지지 않았다는 걸 확인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사촌형님은 나보다 오히려 2달정도 어리다.....  ㅋㅋㅋ역시 불어밖에 안하니.. 말이 안통한다..... 하하..... 소방수인 파스칼의 사촌형은.....이 소방서장 딸과 눈이 맞아 결혼했다..ㅋㅋ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어른들은 저 안쪽에... 젊은 사람들은 바깥쪽에서 ........

 

 

 

생일날 빠질 수 없는 생일케잌.... 생일 축하노래를... 불어로, 독어로 두번을 불렀다..   파스칼 고모가 직접 구우신 생신케잌이란다..

 

 

 

할머니의 결혼사진.......  할아버지는 오래전에 돌아가셨다....

참.. 우린 할머니를 마마마(mamama)라고 부른다.... 마가 세번이다...ㅋㅋㅋㅋ  이곳 지방사투리로 엄마는 마마... 할머니는 마마마......  할아버지는 파파파... 아빠는 파파...ㅋㅋㅋㅋ

 

 

 

정말 오래된 가족사진....... 모두 5남매...... 할머니가 안고계시는 갓난아기가... 에밀이다.....뒤를 돌아보고 계신분이.....바로 우리 시아버지.....ㅋㅋㅋㅋㅋ

이 사진은 정말 이 5남매 집집마다 있다... 

 

 

 

내가 정말 프랑스에 왔구나.... 하고  느끼게 해주는 벽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유럽정통 포인트벽지..... 이것들은 모두 프랑스식이다... 독일이나 스위스 독어파트에는 이런 벽지 거의 보기 힘들다...

침실은 또 분홍색 꽃무늬... 화장실은 또 파란색 담쟁이 덩쿨무늬... 뭐 이런 식이다..

 

할머니가 사시는 곳은 프랑스에서도 좀 특이한 지역이고 역사적으로도 참 힘들었던 곳이다.....  이곳은 알 자스지방인데... 알퐁스도테의 마지막수업의 배경이 됬던 지역이다.... 프랑스령이지만 2차세계대전때 독일령으로 바뀌어 내일부터는 독어로 수업해야 하는 한 학교에서 프랑스어로 수업하던  마지막 수업을 이야기 한 소설이다..

그래서 레지스탕스 운동도 많이 일어나 많은사람들이 희생되기도 했던 곳이다....

실제로 이곳에선 학교에선 불어로.... 집에선 독어와 불어를 섞어쓰는 전형적인 유럽의 국경도시이다....

하지만 이곳에선 아직도 가끔은 반 독일감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렸을때.. 이 알자스, 로렌지방에 관한 소설을 자주 읽었었는데.... 이곳을 시댁에 두고 살게 될 줄이야...ㅋㅋㅋ

 

하여튼.... 아침엔 한국어. 오후엔 독어, 저녁엔 불어를 실컷 들은 날이었다...

 

무쟈게 긴날...... 쓰면서도 지치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