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 봄소풍......
4월 한달동안은 정말 날씨가 참 좋았었는데..... 5월이 되자 날씨가 정말 거짓말처럼 변해버렸다.... 어젠 해가 쨍쨍하고 여름날씨같더니.... 오늘은 비가 주룩주룩.... 내일은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서 이미 깊숙히 넣어두었던 두터운 옷을 꺼내야 하고..... 그래도 .... 우선 스위스가 가문 상태라.. 비가 오는걸 대부분 반기는 분위기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비오는 날씨를 더 좋아하고 해서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저번주 토요일은 오래전부터 계획되어 있었던 한인회에서의 봄소풍이었기 때문에.... 억수같이 쏟아지던 비가 좀 귀찮았었다..... 비가오더라도... 소풍은 취소되지 않기때문에 .. 또 이미 간다고 연락도 한 상태고 해서.. 어찌됬던간에.... 독일로 차를 몰았다.... 내가 소속되어 있는 한인회는 스위스 바젤한인회지만... 지역의 특성상 독일, 프랑스에서도 국경에 가까운 사람들은 모두 소속되어 있고 모임 장소도 매번 스위스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파스칼이 다니는 한인회 한글학교만 해도 학생들은 스위스와 독일에서... 선생님은 프랑스에서 오신다...ㅋㅋㅋㅋ
소풍 장소는 스위스국경을 바로 넘은 독일의 숲속의 작은 휘테(Huete)..., 알프스 지역에는 숲 중간중간 많은 휘테들이 있다... 휘테는 작은 오두막정도로 생각하면 되는데 요즘엔 사람들이 미리 예약을 해서 빌려서 파티도 하고 갖가지 이벤트를 열기도 하는데 사실 휘테의 시작은 밤이나 눈이 많이 내린 겨울, 산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취사도 하고 잘수도 있도록 만들어 놓은 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휘테앞엔 넓직한 공간도 있고해서 야외활동 하기도 참 좋다.... 작년 겨울 파스칼 직장동료의 50번째 생일파티가 우리동네 한 휘테에서 있어서 가 본적이 있었다.. 장소만 빌려서 직접 음식을 해서 손님들을 대접했었는데... 50명에 가까운 손님들을 집에 초대하긴 그렇고.... 이런곳이 있으니 참 유용한것 같다..
하여간..... 다시 소풍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번소풍은 바베큐파티였는데.... 비가왔는데도 불구하고 오겠다고 연락한사람들은 대부분이 모였다고 했다... 아는 사람들도 한 둘씩 모이고 하니.... 역시 한국말로 수다떠는게 스트레스도 풀리고...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게다가 한국음식도 먹고.... 아는 언니들도 만나고.... 너무 너무 재밌었다.... 파스칼도 한글학교 친구들과 이야기 할 수 있고 해서 또 불고기에 많은 한국반찬들까지....... 내가 신경쓰지 않아도 알아서 잘 놀았다...(?)ㅋㅋㅋ
휘테안에도 사람들이 가득했고... 또 바깥에도 천막을 치고 사람들이 둘러 앉았다.. 비때문에 그래도 숲속에서 좋은 흙냄새 나무냄새들이 났다....
바베큐 ........ 소시지와 스테이크..그리고 불고기들을 구웠는데 아무리 집에서 불고기를 가끔 해 먹는다고는 하지만 저렇게 그릴에서 구워먹는 맛은 정말 틀리다.... 또 비가오는 가운데 천막을 치고 다들 둘러앉아먹으면.... 괜히 더 맛있다....ㅋㅋ
사람들이 각각 해온 반찬들...... 반찬이나 후식 한가지씩 준비해오도록 되어 있었는데... 난 케잌을 사가지고 갔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직접 만들어 왔었다... (직접 가까이에서 사진 찍긴 좀 미안해서 못했다...)
어린이들은 모닥불앞에 둘어앉아 빵을 굽고 있다..... 소세지든 빵이든 뭔갈 구울땐 불이 거의 다 꺼진 저 상태에서 굽는다...(나도 파스칼과 숲에서 모닥불 펴놓고 바베큐하면서 배웠다..)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얻어온 깻잎 모종......... 우하하.......
아직 어려서 이파리가 저렇게 작다..... 하지만 깻잎 특유의 향기만큼은 정말 강했다... 스위스에선 깻잎을 구하기가 힘든데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직접 정원에 심어먹는다.... 하지만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으면 잘 자라지 않아서 자주 속가주어야 하는데... 그래서 이렇게 깻잎을 서로 나누어 먹을 수 있는 거란다..... 내가 이 깻잎갖고 너무 좋아하니까... 주위의 반응은 다들.... 아직 ...처음이라 저렇다.....하는 반응이었다....ㅋㅋㅋ 어떤 분은 녹두도 키우신단다... 청국장도 직접 담그신다는 분도 계시고....ㅋㅋ 또 그날 아예 그 숲에서 참나물이며 고사리며 직접 캐시는 분들도 계셨다.... 나물들은 한국보다 더 맛있단다......(솔직히 난 이날 고사리가 원랜 초록색인걸 처음 알았다.. 난 처음부터 갈색인줄 알았다...ㅋㅋ)
음.... 서로 다닥다닥 심지말고 정원이나 넓은 화분에 띄엄띄엄 심으라고들 하던데...... 정원은 커녕 베란다도 없는 난.... 그냥.... 숲에서 흙을 퍼다가.. 작은 화분에 심을 수 밖에 없었다..... 정 안되면 루트네 집에 옮겨 심어야 할까부다......ㅠ.ㅠ
화분에 옮겨심어서 부엌창가에 놓은 모습...... 에고.... 저렇게 서로 엉겨있는게 보기가 참 않좋다.... 그래도 .. 여건상...ㅠ.ㅠ
이날 먹고 수다떠느라 솔직히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그래도 사진으론 많이 남아 있진 않지만..... 너무 재미있게 놀다와서 후회는 없다....
역시... 예전에 호주나 두바이에서 살때완 달리( 그당시엔 오히려 한국사람들을 피해 다녔다.)... 이곳에서 뿌리를 내리는 중이라 그런지.... 한국사람들을 이렇게 가끔 만나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너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