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야기

아이린네 식구들.....

아라비카1 2007. 5. 3. 05:31

이날은 토요일이었다..... 특별히 세워놓은 계획도 없고 해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파스칼 친구 귀도(Guido)와 마리온(Marion)을 만날까 해서 전화를 했는데... 아이들과 숲에 있는 놀이터로 간다며 그쪽으로 오지 않겠냐고 했다...

 

귀도와 마리온은 파스칼의 교회 친구들로 부부이다.... 세명의 아이가 있는데 큰딸은 야일(Jail), 둘째딸은 아이린(Aylin), 셋째아들은 아직 돌도 되지않은 요림(Jorim)이다.. 내 결혼식 이야기를 보면 우리들의 반지를 갖고 들어온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가 바로 이 둘째 아이린... 파스칼이 아이아의 대부이다.... 이 대부(대모)라는것이 이곳에선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데.... 이 아이 부모가 만일의 경우 아이를 믿고 맡길수도 있다는 큰 신뢰감이 뒷바침되어야 하는 관계로 남들에게 이사람이 제 아이의 대부에요... 한마디 하면..... 더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이 이사람은 가족만큼이나 친한 사람이구나..... 하고 금방 알아챈다..

또 관례상 대부의 부인이나 대모의 남편역시 거의 대모/대부역할을 같이 하기때문에 우린.. 명절이나 생일같은날 또 그냥 오다가다 자주 들르며 시간을 보낸다..

 

어쨌든 난 한번도 스위스 숲속에 있다는 놀이터를 말로만 들어봤지 직접 가본적도 없고  해서..... 또 그날 날씨도 너무 좋고 해서..... 우린 흔쾌이 그쪽으로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점심식사 먼저.......!!..^^

 

 

한국같았으면 남편한테 좀 미안했을지도 모를 점심식사...  밥한공기에 참치전, 애호박전 두가지가 우리반찬의 전부이다.. 하지만 파스칼은 이 전들을 만들기가 생각보다 힘들다는 걸 잘 알기떄문에... 게다가 나만큼이나 전들을 너무좋아해서.... 너무너무 행복해 했다..... 애호박전을 먹으면서.... 이 맛있는 애호박을 그전엔 왜 그렇게 안먹었는지 모르겠단다..... ( 그전엔 정말 애호박은 시엄마가 포기하실때까지 기다렸다가... 쓰레기통에 버리기 일수였단다...... 죄받게시리.....)  또 아무리 배불러도  눈에 보이는 한 계속 먹을 수 있겠다니...... 정말 파스칼이 전생에 한국사람이 아니었나......하는 생각도 들었었다...ㅋㅋㅋ

참치전은 두번째로 해 본건데... 예전에는 사실 파스칼이 저녁생각이 없다고 해서.. 나 혼자먹기 위해 만든거였다.... 그런데... 옆에서 한입 맛을 보더니..... 거의 다 먹어버린적이 있어서....  이날도 만들어 보았다.   둘이서 10분만에 개눈감추듯이 다 먹어치우고 이 사진들 보면서... 10분전으로 돌아가고싶다...... 고 그랬다...ㅋㅋㅋㅋㅋ

 

 

 

식사 후 마신 녹차... 보통은 다기에다가 마시지만... 이날은 특별히 머그컵에 준비한 이유는.... 사진에서 보면 알겠지만.... 두가지가 다른 녹차이다... 왼쪽은 예전 싱가폴에서 일본슈퍼에서 사둔 일본녹차... 오른쪽은 한국에서 사온 설록차이다.... 매일 두가지를 번갈아가며 마셨는데도.. 파스칼은 정말 둘의 차이를 모르겠단다.... 그래서 동시에 마셔보면 차이를 알지도 모르겠다고 해서.. 일부러 머그컵에 준비해 보았다...ㅋㅋㅋㅋ (마시기도 전에 색깔만 보고도 구별 잘 하더만.....) 

요즘 파스칼은 녹차맛을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점심식사후엔 녹차를 꼭 찾는다..... 우하하... 내가 점점 한국화 시키고 있다.... ㅋㅋㅋㅋ

참... 저 똑같이 생긴 저 두 머그컵들은 사실 한개가 더 있어서 총 세개다... 이 세개 다 모두 내 생일날 선물받은건데... 각각 다른사람들에게서........ 우연히 세사람이 똑같은 선물을 들고 온것이다...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이들이다...)   하난 시누이가, 하난 파스칼친구의 여친이....  또 하난 파스칼의 또다른 친구가......ㅋㅋ  어쨌든 한세트로 잘 쓰고 있다....

 

 

 

드디어 도착한 놀이터..사진에서 보듯 숲속한가운데에 어른들이 먹고 마실수 있는 공간이 있고.... 주위에는 아이들이 올라가서 놀 수 있는 통나무집들이 여러개 이다... 아이들이 돌아다니면서 노는 동안 어른들은 밑에서 차를 마시거나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고....또  간단한 스파게티등을 주문해서 배고픈 아이들도 먹일 수 있다.. 

 

 

 

또다른 한쪽의 모습.... 저렇게 통나무집들이 많이 지어져 있고 내부들도 아이들이 소꿉놀이 하며 놀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무슨 하나의 작은 마을같았다.

 

 

 

저 반대편엔 배도 보인다..... 숲속에 배라니...... ㅋㅋ 남자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이 놀이터 주위에는 아이들을 싣고 기차들도 달린다..... 한번타는데 200원....^^

 

 

 

가운데에 하얀 모자를 쓰고 하얀 티를 입은 아이가 큰딸 야일이다....

 

 

 

마리온과 둘째딸 아이린.....  이제 막 만 4살이다....  마리온은 언제나 한결같이 참 친절한 사람이다.. 내가 독어를 전혀 못했을때도 잘 못하는 영어를 머리를 쥐어짜가며 해줬다... 요즘은 내가 독어를 머리쥐어짜가며 하지만......(표현이 좀 그런가...??)

이 놀이터는 입장료가 따로 없다.....  그냥 이렇게 음료와 스넥을 팔아서 개인이 운영하는 거란다..값도 무쟈게 싸다... 볼로네이즈스파게티 한접시에 3,4천원정도 한다.

 

 

 

저기 덩치 큰 아저씨가 파스칼 친구 귀도... 그리고 막내 요림.......

저렇게 작은 기차에 어떻게 타긴 탄 귀도가 신기하다..ㅋㅋㅋㅋ

 

 

 

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아이들이 물속에서 놀고싶다고 해서 집으로 돌아와서 정원에 앉았다... 그 놀이터에서 차로 5분거리다... 마리온과 귀도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정원을 갖고 있다..

 

 

 

아직은 봄이라 물을 많이 채우진 않았다..... 감기걸릴까봐..... 그냥 물이 발목보다 조금 더 올라올정도로만 받았다..

 

 

 

이집 마당엔 아주 커다란 전나무가 있는데... 가지에 저렇게 흔들의자를 매달아 두었다...나무위에 보이는 저 나무판자는 이번여름에 아이들이 올라가서 놀수 있는 통나무집을 지어줄거란다... 나도 이럴땐 다시 어린이로 돌아가고싶다.....ㅋㅋ  

 

 

 

아이들이 너무 물을 튀어 대서 바베큐자리로 옮겨앉았다.... 오른쪽에 보이는 돌로만든 저 바베큐는 대부분의 스위스가정에서 갖고 있는 것인데 겨울엔 장작불을 펴서 따뜻하게도 하고(굉장히 로맨틱하다) 숯불을 붙여서 고기도 구워먹는다...  호주에 있을 땐 대부분의 가정이 가스그릴을 두고 썻는데... 솔직히 맛은 이 숯불그릴이 훨씬 낫다..... 대부분 스위스에선 가스와 숯불그릴 둘다 가지고 있다...(솔직히 숯불그릴은 번거롭다.)

식탁을 보면 저 파란색 캔은 맥주이다... 그 옆 페트병은 사이다.... 호주나 유럽에선 대부분의 여자들은 맥주를 잘 마시지 않는다.... (미국에서도 그렇단 말은 들었다.) 맥주는 전형적인 남자들의 음료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약하기로 치면 가장 약한 술중 하나인데도 불구하고 여자들은 보통 와인.. 남자는 맥주... 이게 거의 공식이다..(물론 독일은 예외다.)

이날  나는 순수한 맥주를 마셨지만.. 마리온과 파스칼은 맥주와 사이다를 반반 섞은 파나쉐를 마셨다.... 난 이 파나쉐를 아주아주 싫어한다.. 술도아니고 음료수도 아니고...  예전에 스페인에서 환타레몬맛과 맥주를 반반씩 섞은 까냐라는 음료는 그래도 마실만 했었다..하지만.. 내눈엔 전부 맥주갖고 장난치는거 같다...하하

 

 

 

야일이 찾아낸 무당벌레.... 사진촛점이 잘 안맞았다... 

 

 

 

나한텐 너무 엽기적이어서 찍어본 사진..... 마리온은 그냥 이렇게 막내아들을 풀밭위에 뉘여놓고 돌아다녔다... 그래도 아이는 옆에 놓인 초콜릿봉지를 바스락거리며 갖고놀면서 울지도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파스칼이 차려준 저녁식사.....

파스칼이 식사를 준비하면 대부분이 냉동식품이다..... 왼쪽은 으깬 시금치를 크림에 살짝 섞은 것..(난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항상 대부분을 남겨서 파스칼에게 준다.) 그 옆은 치즈파이(kaesekueklin)... 스위스 전통음식인데 속엔 고소한 치즈들로 채워져 있다... 예전에 루트와 함께 직접 만들어 본적도 있지만... 이건 냉동식품으로도 너무맛있어서... 항상 냉동실에 끊이지 않고 사두는 편이다... 

 

 

 

이날 저녁 콘서트가 열린 시내의 한 교회.... 마틴즈킬헤(Martinskirche)...한인회에서 한 한국인 소프라노가 공연을 한다고 해서 찾아간 곳이다.. 

유럽엔 오래된 교회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소극장과 같은 기능도 자주 하는데... 교회의 특성상 마이크도 필요없고 소리도 잘 울려 음악 콘서트가 자주 열린다.

 

 

 

교회의 입구.... 우리나라에선  클래식으로 지어진 교회는 무조건 성당..... 현대식으로 지어진 교회는 개신교교회라고 구별을 하던 난.... 여기서 아주 오래된 개신교교회들이 많은데에 아주 놀랐다.... 종교개혁을 한 마틴루터가 독일인이고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된 성경책도 독일어였다는걸 생각해보면 이곳에 많은 개신교회가 많다는게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교회 내부... 한국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는데 ..이사람들은 대부분 어떻게 알고 찾아온 것일까...? 오늘 공연하는 소프라노가 한국인이란건 알구 온걸까?...

 

 

 

이날 공연은 바젤합창단(시립인진 모르겠다)의 협연으로 프랑스작곡가 Francis Poulenc(폴랭)의 Stabat Mater와 Gloria 였다.... 아주 고전은 아니고 1950년도에 작곡된 곡이다..  막 합창단원들이 입장하고 있는 모습..

 

 

 

무대위 하늘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사람이 소프라노 서예리씨이다.. 

아주 고전음악을 기대하던 차라... 생각보다 감동스러움은 솔직히 좀 덜했다...  하지만.... 한국사람이 이렇게 많은 유럽인들 앞에서 공연을 한다는게.... 내겐 아주 특별한 느낌이었다..(외국에 나오면 정말 다 애국자가 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서예리씨가 무대로 올라서는 걸음걸이나 표정이 너무 당당해서 멋있어 보였던 점이었다..

 

바젤은 음대가 유명하다... 보통 유럽은 미국학제를 쓰고 있는 한국과는 많이 다른데... 건물하나 학원처럼 지어놓은 대학들이 참 많다.... 유럽의 많은 대학들이 그런데... 바젤 음대는 그래도 건물이 세개는 된단다....ㅋㅋㅋㅋ( 성악전공하는 친구 왈..) 또 유명하기도 하고 해서 많은 한국인들이 공부하고 있다.. 그래서 한인회에서 자주 한국인 공연이나 졸업연주회에 관한 정보를 이메일로 보내준다....

다음달엔 어느교회에서 파이프오르간 졸업연주회가 있던데 기회가 되면 또 가볼생각이다..

 

주말에 집에서 푹 쉬는것도 좋지만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한 날은 저녁에 피곤은 해도 기분이 좋다..

게다가 그담날도 일요일... 쉬는날이니까...... 정말 토요일은 저녁이 좋다......^^